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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구상하는 통일의 미래상은 민족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고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와 복지, 존엄성이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와 질서를 폭넓게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분단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통일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도 기성세대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통일교육은 통일시대를 이끌어나갈 주역으로서 학생들의 통일의식을 일깨우고, 객관적 판단능력을 신장시키며, 평화와 통일을 일구어갈 수 있는 실천의지와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 이를 위하여 통일교육은 통일에 대한 부정적 시각 극복과 통일의 당위성 인식, 통일의지 확립, 그리고 통일시대 대비 역량강화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통일교육도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현행 통일교육의 실태를 보면, 교과과정이든 교과 외 과정에서든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하에서는 본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하여 일반적인 고등학교에서 시행할 수 있는 통일교육을 제안하고자 한다.
기존의 학교통일교육은 교과 차원에서 도덕, 윤리 과목에 치중되어 있었으나 2009년 개정교육과정 시행 이후 학교의 자율화, 특성화, 다양화 정책의 일환에서 도덕, 사회 교과수업은 축소되기도 하고, 심지어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체계적인 통일교육이 없는 실정이다. 2009년 교과의 특징인 집중이수제를 활용한 범교과적 학습의 통일교육은 전 교과에서 통일과 관련이 있는 부분을 가르칠 수 있다고는 하나, 반대로 그 어떤 과목에서도 책임 있게 교육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과 같은 교과 외 활동에서도 통일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통일교육은 학교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른 영역과 연계하는 효율적인 지도가 요망된다.
현행 통일교육은 주로 정치, 경제, 군사적 차원의 지극히 추상적인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 즉, 우리의 통일교육은 이념과 체제, 사상과 제도와 같은 추상적이거나 포괄적인 내용을 많이 다룬다. 학생들은 그러한 내용을 단순 암기함으로써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시험에 대비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학교 통일교육의 내용은 학생들의 일상 속 체험이나 실천의 대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자기주도적 학습 시간에는 주제 탐구 활동이나 소집단 공동 연구 활동에서 통일 관련 주제를 선정해 통일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예컨대,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청소년 문제에 관한 주제를 선정한다든지, 통일과 관련된 주제로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사를 선정하여 학생들 스스로 자료를 수집하고 토의하는 형태로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학급회의(HR) 시간을 이용한 통일교육도 다양하게 전개할 수 있다. 일례로 자치활동 중 민주시민활동 요소가 있는데 기존 교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통일에 관한 비교적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또한, 역할분담 활동을 통해 신문에 있는 북한 관련 기사를 정리하고 스크랩북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널리 보급할 수 있다. 그리고 행사활동 시간에도 과거에는 ‘호국 보훈의 달’에 계기교육을 하였으나, 작년부터는 ‘통일교육 주간’이 제정되어 ‘통일 백일장’, ‘통일을 주제로 한 나의 주장 발표회’ 등의 학예 행사를 통해 통일의식을 일깨울 수 있다.
통일 관련 체험활동 역시 적극적으로 강화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본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생중심의 통일 가요제, 통일 축제, 통일 사이버 문예대회, 통일 캠프, 통일퀴즈 대회, 통일 3·4·5행시 짓기, 통일 윷놀이, 통일 OX 퀴즈대회, 통일 퍼즐 게임, 북한 음식 경연대회, 조별 통일관련 노래 부르기(평화통일염원 합창대회), 북한이탈주민 학생과의 대화 시간, 북한 친구에게 가상 편지쓰기, 가상 탈북 체험 수기(手記), 통일철도 개설이후 가상 여행 수기, 통일정보 사냥대회, 통일 교육원에서 제공하는 '열린 통일교육' 어플리케이션 다운 받기, 평화통일염원 청소년 야영수련, 평화통일염원 나의 주장 발표 대회, 통일퀴즈 왕 선발대회, SMS 발송 모바일 교육(학생 휴대폰으로 통일 관련 상식 자료 전송), 나라사랑 병영체험, 평택2함대 사령부 천안함 안보현장 견학, 판문점 및 제3땅굴 통일 안보현장 체험, 자매부대 방문, 국군의 날 행사 참가 등이 있다. 통일교육의 가장 효과 있는 프로그램은 현장체험 견학이므로 정부, 통일단체,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현장체험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내의 통일교육 환경을 다양하게 조성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의식적, 무의식적 통일관심도 고취와 통일 필요성, 통일역량을 배양시켜야 한다.
위와 같은 직접적인 통일교육을 활성화할 수 없을 시에는, 적절한 동기 유발 활동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향토조사반에서 통일전망대나 땅굴 견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거나, 통일관련 전시회나 음악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미술반과 음악반에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영화 감상반에서도 통일 문제를 다룬 작품을 통해 정서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는 무분별한 반공영화에 대해 비판적 인식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통일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침체기에 있다. 천암함 사고, 연평도 포격, 북한 핵문제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통일교육 시범학교를 제외하고는 학교 통일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고, 이러한 국내외적 통일 환경에 영향을 받아 학생들의 통일관 역시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진학이나 진로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아예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통일관심도 고취, 통일의지 배양과 통일준비를 위한 역량을 쌓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올바른 국가관, 건전한 안보관, 균형 있는 북한관, 미래지향적인 통일관을 갖도록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통일은 대박이다! 통일은 아무런 노력 없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땀과 노력으로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현장에서 지속적인 노력으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통일이 언제 될지는 아무도 모르나, 반드시 온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때문에 항상 통일에 관심을 갖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나라의 동력이 될 우리 청소년들에게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고, 다가올 통일한국을 이끌어갈 역군으로 능력을 심어 주는 것은 우리 교사들의 몫이다. 이제 통일은 역사적 당위성을 넘어 실현가능한 현실로 다가 오고 있다. |